TPM25 컨퍼런스로 본 해운물류의 미래 – 변화의 시대, 전략이 필요한 이유
2025년 3월, 미국 롱비치에서 세계 최대 해운물류 컨퍼런스 중 하나인 TPM25(The Trans-Pacific Maritime Conference)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전 세계 해운사, 물류기업, 화주, 항만 관계자 등 약 4,400명의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현재의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해운 산업의 변화와 대응 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공식 슬로건은 "불확실성 속에서 신뢰를 재건하다(Rebuilding Reliability in a Fractured World)"로, 이는 현재 해운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기술 전환, 환경규제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어떻게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해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줍니다.
TPM25란?
TPM은 Trans-Pacific Maritime Conference의 약자로,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Long Beach) 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해운 및 물류 컨퍼런스입니다.
- 주최: 미국의 물류 전문지 Journal of Commerce (JOC)
- 주요 참석자: 글로벌 선사, 화주, 포워더, 항만공사, 정책 기관 등
- 목적: 해운시장 전망 공유, 운임 협상, 공급망 전략 논의
TPM의 특징
항목 | 내용 |
참가자 규모 | 약 4,000명 이상 (2025년 기준) |
주요 이슈 | 해운 시황, 글로벌 공급망, ESG, 항만 자동화, 디지털화 |
핵심 키워드 (TPM25) | "Rebuilding Reliability in a Fractured World" (분열된 세상 속 신뢰 재건) |
즉, TPM25는 해운업계의 다보스 포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신 글로벌 트렌드, 전략, 정책 변화 등을 가장 빠르고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자리예요.
미국의 대중국 해운 규제 – 구조적 충격 예고
TPM25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미국과 중국 간의 해운 규제와 갈등이었습니다. 미국은 자국 안보와 조선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이나 중국 국적 선대에 대해 항만 이용 시 '추가 요금(PFS: Port Fee Surcharge)' 부과 정책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양국 간 무역 분쟁을 넘어서, 운임 인상 → 수출 감소 → 공급망 전환 → 해운 노선 재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충격을 낳고 있습니다. 아시아–미국 간 항로를 중심으로 운항하던 많은 선박이 동남아, 중동, 유럽 항로로의 전환을 고려 중이며, 이로 인해 기존 얼라이언스 구조 또한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론: 미 항만세는 아시아-미국 항로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수입니다.
얼라이언스 전략의 재편 – 단순 연합을 넘어선 '전략적 분화'
- Maersk는 단순 선박 운송을 넘어서 종합 디지털 물류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APM 터미널, Twill(중소화주용 플랫폼), AI 기반 e-booking 시스템 등을 통해 전체 물류의 가시성, 속도, 탄소관리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 반면 Hapag-Lloyd는 전통적인 해운사 본연의 경쟁력을 고수하며, 정시 운항, 운송 효율성, 네트워크 집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Maersk와는 반대로 선대의 안정성과 물동량 품질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전략의 차이는 해운 얼라이언스의 '묶음화 전략'에 균열을 가져오고 있으며, 향후 CMA CGM, MSC, HMM 등도 자사 경쟁력에 따른 분화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과 항만 자동화 – 화주 신뢰의 열쇠
이번 TPM25에서는 "정시성(Realiability)"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 하나였습니다. 팬데믹 이후 심화된 운임 불확실성과 운항 지연으로 인해, 화주들은 단순히 '싼 운임'보다 예측 가능한 운송과 실시간 트래킹, 자동화된 서류 처리를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선사 및 터미널 운영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Maersk는 AI 기반 정시성 예측 시스템을 구현 중이며,
- APM Terminals는 유럽 중심으로 완전 자동화 터미널을 확대 중입니다.
- 북미 서안 항만들도 스마트 게이트, 무인 트럭 도입 등을 통해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고객 신뢰 확보와 ESG 시대의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친환경 전략과 ESG, '선택'이 아닌 '의무'로 전환
IMO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따라, 선사들은 빠르게 친환경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Maersk는 메탄올 연료 기반 선박을 운영 중이며, 전 세계 메탄올 공급망 확보를 위한 e-메탄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Hapag-Lloyd는 LNG 기반 선박 확보와 함께, 자체 ESG 보고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CMA CGM, MSC도 바이오 연료, 풍력보조장치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 중입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화주들의 변화된 인식입니다. 단순한 비용 비교를 넘어, 탄소 배출량, 연료 사용 종류, ESG 인증 여부가 물류 파트너 선정의 주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운사가 단순 운송사가 아닌, 화주의 탄소감축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마무리 – 전략이 곧 경쟁력이다
TPM25는 단지 미래를 예측하는 자리가 아니라, 격변의 시대에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의 무게'를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중국과의 해운 규제 갈등, 글로벌 얼라이언스 재편, ESG 경영 강화, 디지털 전환… 어느 것 하나 과거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복합적 사고력과 유연한 전략 수립 역량, 그리고 시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해운 인재입니다.
TPM25는 말합니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신뢰와 전략이 곧 경쟁력이다."
이제 해운물류의 미래는 '선박의 속도'가 아닌, '기업의 방향'이 결정짓습니다.
관련 출처: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
이 글은 현직 항해사 관점에서 작성되었으며, 시황 변화에 따라 해기사 진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선이후의 삶"선박 해체시장 완전 정리–ESG 시대, 왜 해체가 중요할까?" (0) | 2025.05.08 |
---|---|
LNG, 메탄올, 암모니아… 연료 전쟁 속 친환경 선박의 전략 변화 (0) | 2025.05.05 |
국내 주요 선사 비교 총정리! – 어디서 일하고 싶으신가요? (0) | 2025.04.30 |
해기사의 미래는? 해운 시황으로 보는 수요와 전망 (0) | 2025.04.28 |
비전공자도 가능? 해기사 되는 법 ③ 일반인 응시 루트 정리! (0) | 2025.04.26 |